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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BI

~Profile~

시온

Sion

 

Pair : 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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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왕족 혈통을 이을 적장자, 하지만 시온에게 그 자리는 성미에 맞지 않았다.
인간을 해치고 싶지않다. 좋은 인간들 사이에서 함께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버리고 종족에게서 떠나 떠돌이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도시마다 말썽을 부리는 크리처들을 제거하며 생활을 유지했다. 그렇게 살아온지도 백 여 년도 넘게 지났다.
종종 그를 찾는 동족들이 찾아오곤 하지만 한참을 그렇게 살아왔기에 도망치는 것에 도가 텄다.
어느 한 곳에도 정착하지 않으며 돌아다니는 여행자의 삶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다.
이렇게 오래 살았지만 시대는 계속 변해가고 여전히 신기하고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많다.
 
많은 경험 중 시온에게 유독 깊게 새겨진 경험이 있다.
늦은밤, 시온과 클라크는 크리처 제거 의뢰를 받고 사투을 벌이고 있었다.

이번 의뢰는 꽤 돈이 된다. 일을 서둘러 마치고 오랜만에 소고기를 먹을 생각에 들떠 

신나게 싸우던 시온의 시야에 현장에 휘말려 웅크린 작은 꼬마가 보였다. 하마터면 애먼 생명을 끊을뻔 했다.

소녀의 보호가 먼저라 판단한 둘은 일을 미뤄두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분명 '집'이 었을텐데... 묘하게 차가운 공기만 맴돌았다. 그곳에 소녀의 자리는 없어보였다.

이대로 두면 소녀는 굉장히 고된 인생을 살 것이라는 건 알고있었다. 하지만 시온은 소녀를 그 곳에 두고 돌아섰다.

냉정해도 인간과 함께하기엔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의 세상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다음 날 길바닥에 피투성이로 누워 식어가는 소녀를 발견하기까지는 그랬다.

싸늘한 공기에 몸을 맡기며 외로운 밤을 지샌 소녀는 끼니를 때우려 밖을 떠돌다 크리처에게 휘말린 것 같았다.

시온은 명치에서부터 목구멍까지 불이 치솟는 듯한 기분이었다.

짐승도 제 새끼는 소중하다는데 어찌 지능있는 인간으로 태어나 아무 힘도 없는 이 작은 아이를 고통의 구덩이로 내몰아 버린단말인가.

시온은 소녀를 데리고 그녀의 '집'이었을 도시를 벗어났다.

 

소녀와 같이 살게 되며, 시온은 부모와 비슷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이 아닌 시온과 클라크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지만 인간의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흐른다.
아마도 소녀의 시간이 끝이 나게 되어도 시온과 클라크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흘러가는 시대에는 마음을 주지 않으려 했건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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